일상/코로나19

[코로나 음압병실 입원일기] 입원 10일째 ~ 퇴원 후 생활..

aSpring 2021. 6. 11. 20:17
728x90
728x90

2021.06.06 - [일상/코로나19] - [코로나 음압병실 입원일기] 확진 ~ 입원 9일째

 

입원 10일째

검사 : chest X-ray, 코로나 검사, 혈액 검사
증상 : 숨쉴 때 가슴이 답답한 느낌 -> EKG(심전도 검사) : 정상

내일 퇴원 처방이 났다고 해서 갑자기 신이 남 + 변이 결과는 얘기안해주셔서 의문이 들었음 !
어쨌든 ct값이 좋아졌나보다.
누웠을 때, 가슴이 두근거릴 때 가슴이 답답한 느낌은 여전히 있었지만 산소포화도나 x-ray, EKG 상 별 이상이 없다고 하니 스트레스 때문이었나 봄.

 

입원 11일째(퇴원)

별다른 검사는 하지 않고 퇴원을 함

짐을 챙기고 간호사쌤을 따라 샤워를 하러 이동함
입원 첫날 이중 포장을 해서 간호사실에 제출했던 옷과 신발을 폐기물 통에 넣어서 주셨음
수건은 얘기를 못들어서 수가를 넣고 구매함..

어쨌든 병실 밖에있는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 폐기물 통에서 옷과 신발을 꺼내 입음
사용한 수건, 환자복, 슬리퍼 등은 모두 폐기함

새 마스크, 비닐 덧신, 비닐 가운?을 착용하고 이동
마지막으로 챙겨갈 짐과 처방약을 받아들고 간호사쌤의 지시대로 비닐 덧신과 가운을 벗은 후 손 소독을 하고
드디어 병원 밖으로!! 퇴원 !!!

오랜만에 나온 밖은 병원 안처럼 무더웠다. 퇴원 옷으로 긴팔, 긴바지를 챙겨온 내가 원망스러웠다.

집으로 갈때는 자차나 택시를 이용하라고 해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과 바깥 풍경에 들뜨고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해방감이 들었다.
아주 잠시 뿐이었지만...

 

퇴원 후 주의 사항

ct값이 30 이상으로 전파력이 낮아서? 거의 없어서? 퇴원을 하게 된 것이지만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2주 동안에는 검사를 하면 '양성'이 나올거라고 한다.

그래서 그동안에는 절대로 병원에는 가면 안되고 가급적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라고 하셨다.

일상생활을 해도 되지만 마스크, 손위생 꼭꼭 잘 해야하는 건 공통사항!!

 

간혹 퇴원 후에 면역이 떨어지고 증상이 다시 나타나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다시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 그때 또 양성이 나오면 다시 입원하는 거라고 ^^....

 

굳이 2주 뒤에 코로나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사람들을 만나기에는 불안하니까..

퇴원하고나서 1주일 후 쯤... 자가진단 키트 같은 걸 구매해서 혼자 테스트를 해보려고 한다!

 

퇴원 당일...

지인이 집에 혼자 남은 반려동물을 살뜰하게 챙겨줘서 너무 고마웠다.

입원 전과 다르게 앵무새 로니는 살이 오른 것 같다 ㅋㅋ 처음에는 느릿느릿, 뒤뚱뒤뚱 거리기에 무정란을 품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냥 너무 오랜만에 나를 봐서 낯설어서 그런 것 같다.

집이 너무 엉망이라 청소를 해야하는데 손만 깨끗히 씻고 드러누웠다. 배가 너무 고픈데 뭘 먹기는 싫어서 계속 굶다가 지인이 선물해 준 치킨 기프티콘이 생각났다.

 

분명히 입원 전 먹었던 치킨이고... 같은 지점에서 같은 메뉴로 시켰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다리 살이 퍽퍽한 가슴살처럼 느껴지고 맛이 잘 나지 않았다...

콜라를 마셔도 .. 별맛이 없다... 그냥 기분탓이겠지..?

입원해있는 동안에도 밥맛이 없기는 했는데 그건 병원밥이라서 그렇겠거니 했었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간혹 미각, 후각을 잃는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아니겠지..!

 

퇴원 후 1일째

무기력하다. 입맛도 없다. 뭘 먹어도 맛이 없다....

드디어 설거지를 했다. 분리수거도 조금 하고.. 그리곤 계속 누워있었다...

 

퇴원 후 2일째

펑펑 울었고 한없이 우울했다. 무기력하고... 입맛이 없는 건 여전하다.

해야할 중요한 일이 있는데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하고싶지도 않다.

하루종일 굶어서 토할 것 같은데도 뭘 먹기가 싫다.

 

잠시 볼일이 생겨 밖으로 나갔다.

밀폐된 곳이나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는 가지 않았고 오픈된 곳이더라도 최대한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조심했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왠지 움츠러들었다.

거리를 걷는데 그날따라 마스크를 끼지 않거나 턱에만 걸친 사람들이 하나, 둘, 셋, 넷... 이나 연속으로 보였다.

순간 너무 두려운 느낌, 공포감에 잠시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후다닥 집으로 들어갔다.

 

퇴원 후 3일째

원래 할 일이 있으면 미루고 또 미루다 마감일 직전에 벼락을 치는 나지만..

이제는 마감이고 뭐고 '해야되는데...' 하고 스트레스만 받고 결국 마감일을 놓쳤다.

(놓칠걸 알면서 안했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ㅜ)

예전에는 마감일 전날이 되면 엉엉 울면서 완성은 했었는데...

 

그래도 계속 누워만있다. 어제만큼 펑펑은 아니지만 조금 울기도 하고 ...

코로나 블루인건지 아니면 그냥 원래 내 모습이 이런 건지...

 

퇴원을 하면서 격리해제가 되어 바로 직장을 나가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주변 사람들이 꺼려하는 것도 있고 스스로도 혹시나 싶어서... 최대한 집에만 있는 중이다.

기분전환이 너무너무 필요한데 ... 뭘 할 수가 없다.

 

학원에 책을 가지러 가야하는데 조심스럽고 혹시나 꺼려하실까 싶어 차마 갈 수가 없었다.

답답하고 슬프고 한없이 가라앉는 것 같다.

 

퇴원할 때의 기쁨은 정말 잠시 뿐이었다.

 

나는 아직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728x90
728x90